010_<오!수정>2000, 홍상수 감독
<오!수정>(2000, 홍상수 감독)
Production Company
미라신 코리아
Cast
정보석, 이은주, 문성근
Staff
제작 안병주, 프로듀서 이유진, 각본 홍상수, 촬영 최영택, 조명 최석재, 동시녹음 임동석, 편집 함성원, 의상 김유선, 분장/헤어 이명희, 작품사진 김영수, 정인숙, 현장사진 한미진, 메이킹필름 김성한, 제작실장 허재철, 제작부장 박준호, 음악 옥길성
Synopsis
<오!수정>은 한 여자와 그녀를 둘러싼 남자들의 사랑과 욕망에 관한 이야기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산다. 그리고 사신의 '기억'을 진실이라고 믿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어쩌면 '기억'이야말로 오히려 가장 왜곡되고 변질되기 쉬운 것이 아닐까? <오!수정>은 한 여자와 한 남자의 덧붙여지고 재해석된 '기억'에 따라 영화가 진행된다. 이야기는 모두 다섯 개로 나뉘어지는데, 1부와 2부는 남자의 기억, 3부와 4부는 여자의 기억이다. 5부에서 이야기는 접점을 만나며 완결된다. 각각의 부는 하나의 독립성을 가지면서도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관객은 숨겨진 기억의 진실을 하나씩 발견하게 된다.
Costume Design Concept
<모노톤의 느낌 표현>
'오! 수정'은 흑백영화다.
흑백은 명도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명도는 우리가 첫 번째로 인식하는 것이며 가장 극적인 대비(콘트라스트가 강한)로써 흥미를 창출하고 시선을 집중하게 할 수 있다. 명도가 주는 효과는 여러 가지가 있다. 밝은 명도는 차갑고, 전진하고 팽창하며, 가볍고, 순결하고 여성스럽고 단순한 느낌을 주며, 어두운 명도는 따뜻하고, 후퇴하고 수축되며, 무겁고, 조용한, 신비롭고 세련된, 원숙한 느낌을 준다. 밝고 어두운 명도들이 한 화면 안에서 대비를 이룰 때 극심한 대비는 단호하고 메마르게 보이며 극적 효과를 주고, 유사한 대비는 지루하고 온화한 느낌과 미묘한 효과를 준다. 이러한 명도가 주는 느낌을 바탕으로 '오! 수정'의 의상은 공간과 인물, 인물과 인물, 인물과 소품과의 대비에서 일어나는 섬세한 느낌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의상의 색을 명도로서 환원하여 콘셉트를 구상했다. 또한 흑백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질감이다. 색을 볼 수 없는 흑백에서는 사물의 질감이 두드러지게 보인다. 따라서 의상을 하는데 있어서 자칫 지루하게 보일 수 있는 것을 질감 있는 소재의 적절한 사용으로 화면의 톤을 풍부하게 표현하였다. 스타일은 모두가 공유하는 기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인물 각자의 미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에 포인트를 주었으며, 단지 명도에 의한 느낌의 전환이 크게 발생하므로 어떠한 대비로 갈 것인지 신중하게 결정하고 일관성 있게 표현하기 위해 신경을 썼다. 흑백영화에서도 의상이 화면에 보여 지는 힘은 대단하다.
Character & Style
대학을 갓 졸업한 후 조그만 프로덕션에서 구성작가로 일하는 수정(이은주)은 한마디로 기가 센 여자다. 조용하고 합리적인 면도 있지만, 도발적이며 적극적인 면도 있는 여우같은 여자다. 남자를 끌리게 하는 묘한 흡입력이 있는 수정이란 캐릭터는 이 영화에서는 심장과도 같은 존재다. 수정이라는 캐릭터에 모든 관객이 빨려 들어가야 한다. 그 만큼 수정은 기가 강한 여자다. 수정의 명도는 밝은 톤으로, 젊고 활기차고 순결하고 섬세한 여성스러운 느낌과 때론 대비되는 자극적이며 차가운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수정의 메인 의상은 평범해 보이고 조금은 촌스러워 보이기도 하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은 스타일로 뭔가 다른 그녀만의 일관된 고집스러운 캐릭터를 보여준다. 질감이 느껴지는 중간 톤 반코트, 약간 짧아서 추워 보이는 검정색 9부 바지, 아이보리색 얇은 라운드 니트, 항상 가볍게 두르는 줄무늬 목도리로 만들어진 스타일은 단촐한 이면에 고집스러움을 보여준다.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날짜와 시간의 모호함, 캐릭터의 강한 이미지 표현을 위해 의상의 수를 제한하고 같은 콘셉트의 의상을 반복해서 설정하였다.
재훈(정보석)은 미대를 졸업하고 화랑을 경영하는 30대 중반의 부잣집 아들. 물려받은 재산이 많아 부자지만 티는 내지 않는다. 세상 물정에는 그다지 밝지 못하지만, 기본적으로 나이스하고 매너가 있으며 수정이 처녀라는 사실에 경외감을 느끼는 꽤 순수한(?) 사람이다. 자신의 본능에 솔직하며 때론 아이 같이 귀엽다. 재훈의 명도는 중간 혹은 어두운 톤으로 차분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어 수정과의 부드러운 대비를 이루었으며, 질감이 좋은 정장에 터들넥 스웨터를 즐겨 입는 편안한 느낌의 간단한 차림이며 짧지도 길지도 않은 어중간 한 검정 반코트는 마른 체격 탓에 어딘지 어눌해 보이기도 하다. 부드럽고 섬세한 성격에 어울리는 늘 단정한 차림이다. 재훈의 스타일은 세련된 이미지에서 따뜻함이 배어나오며, 수정보다는 의상의 변화가 있지만 전체 의상 스타일의 일관성을 지키고 톤이나 질감에 변화를 주었다.
영수(문성근)는 대학 다닐 때는 국전에서도 입상 한 촉망 받는 미술학도였지만 지금은 아내의 삼촌이 운영하는 조그만 프로덕션의 PD다. 영화감독의 꿈이 있지만 뚜렷한 계획이나 의지는 없어 보인다. 그저 현실에 염증을 느낄 뿐이다. 수정에 대한 약간의 호기심 같은 감정이 있으며 수정과 재훈의 관계에 묘한 질투를 느끼다 배신감과 자괴감으로 씁쓸해진다. 영수는 셋 중 가장 어두운 톤으로 수동적이며 무겁고 수축된 느낌의 캐릭터를 표현한다. 스타일에 있어서도 옷에 신경을 안 쓰는 성격으로 영화 내내 의상은 단 한 벌이다. 어두운 톤의 후드 달린 축 처진 사파리에 아저씨 니트, 기지바지로 수동적이며 무겁고 수축된 느낌을 표현했다.
그 밖의 인물들도 서로 간에 어울리는 명도와 질감의 배합으로 전체 톤의 일관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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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tume Design by 김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