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비정규직 노동자-평범한 아줌마들이 불의에 맞서 싸우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현실을 토대로 한 영화의 의상 디자인은 고증이 기본이 된다. 이는 디자인에 있어 다소 제한적일 수 있지만 영화라는 장르에서는 작품만의 특색을 보여줄 수 있는 설정-영화적 리얼리티 표현이 가능하다. 영화에서 의상 디자인은 감독의 연출의도를 반영하여 그 작품만의 분위기를 이끌어 내야 한다. 작품 고유의 독자적인 컨셉을 구축하는 디자인 작업은 현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에서는 표현하기 쉽지 않지만 작품의 퀄리티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카트> 의상 컨셉 이야기
‘약자, 불의에 맞서 싸우는, 강인함’을 디자인 키워드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갑과 을의 대비로 기본 컨셉 구축
<카트>의 의상은 크게 마트 유니폼과 일상복으로 나뉜다. 의상은 작품의 메시지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요소로서 캐릭터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많은 인물들로 채워진 화면은 시각적으로도 큰 효과를 내는 요소로 작용한다. <카트>의 의상 컨셉은 작품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직접적이며 단순한 방법-이분법을 선택했다.
컨셉 방향: 이분법
흑과 백, 선과 악, 강자와 약자 등의 이분법을 이 작품에서 대립되는 인물-갑과 을에 적용했다. 갑과 을을 이분법으로 나눈 컨셉은 다소 비현실적이지만 캐릭터의 직접적인 표현과 시각 이미지의 강렬함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다.
갑: 무채색, 한색 계열, 직선
을: 원색, 난색 계열, 곡선
마트 유니폼: 차가운 블루, 딱딱한 직선 디테일 디자인
마트 밖 평상복: 따뜻한 원색, 아기자기한 디테일
노조 단체복: 블루와 대비되는 핫 핑크
유니폼
마트의 유니폼은 블루와 직선이 강조된 라인으로 차갑고 경직된 이미지를 표현했다. 이는 ‘고객사랑’이라는 슬로건을 무색케 하는 이질감을 드러내기 위한 디자인이다.
일상복
유니폼을 벗은 평범한 아줌마들의 일상복은
현실감 있는 스타일에 색감이 살아있는 다양한 원색으로 열정과 생동감을 표현했다. 원색은 다소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이들의 초라한 현실을 보여줌과 동시에 존재감을 드러내며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컨셉이다.
노조 단체복
마트 유니폼을 벗어던진 후 입게 되는 또 다른 유니폼이다. 노조 단체복은 마트 유니폼의 차가운 블루와 대비되는 색으로 캐릭터들의 반대 입장을 표명한다. 그러기 위해 선택한 색이 핑크다. 핑크는 레드에 화이트를 희석한 색이다. 강렬한 레드보다는 부드러움이 있는 색이다. 따라서 핑크는 블루와 반대색이지만 거북하게 충돌하지는 않는다. 많은 인물들이 착용하여 화면에서 큰 면적을 차지하는 색들이 서로 충돌하여 시각적으로 불쾌감을 주지 않기 위한 선택이다. 또한 핑크라는 색을 통해 캐릭터들의 여린 마음, 불안정한 심리 그리고 간절한 소망의 의미를 담았다.
마트 임직원
갑의 그룹인 마트의 정규직과 임직원들의 의상은 어두운 톤의 무채색으로 냉정하고 위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무채색 톤은 마트 비정규직 노동자와 구별될 수 있도록 단순하게 의도한 컨셉이다.
Color
선희-그린/옐로우/퍼플, 혜미-네이비/그레이, 순례-그린, 미진-레드, 옥순-오렌지 색으로
각각의 컬러 지정, 그 밖의 마트 직원도 다양한 색감으로 비정규직 그룹의 이미지를 표현.
Detail
의상의 숨은 컨셉 ‘체크무늬(Check Pattern)’
의상 디자인에 있어서 중요한 디테일 요소로 체크무늬를 선택했다. 이 디자인 요소는 <카트>의 의상 컨셉을 다져준 핵심이다. 체크무늬는 정직, 견고, 신뢰 등 긍정적인 이미지를 준다. 이러한 체크무늬를 공식화하여 비정규직(약자) 인물들에 의도적으로 사용했다. 체크무늬는 이들의 결속, 단합을 의미하며 연결고리로 작용한다. 또한 유약한 캐릭터에서 스스로 싸워 성장해 나가는 캐릭터의 내면을 표현한다.
Character Style
선희
강자와 불의에 맞서 조금씩 자신의 소리를 내며 성장해 가는 인물
유약-용기-성장
선희는 남편과 떨어져 두 아이를 홀로 키우며 생활하는 인물이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생활을 위해 일을 하는 주부로서 유독 지치고 힘들다. 옷은커녕 화장품하나 제대로 찍어 바를 여유가 없다. 남편과 아들의 옷을 편하게 걸치기도 하는 무던한 성격.
초반: 옐로우, 그린 색 등 부드러운 색과 박스 티셔츠와 니트 카디건 등의 편안한 아이템으로 우유부단, 여성스러움, 생활에 치인, 엉뚱함, 수수하고 단정, 평범한 이미지를 표현.
후반: 자주색 등 다져진 색으로의 변화, 아들의 옷인 후드 집업 점퍼, 체크무늬 등장으로 용기 있는 모습 표현.
혜미
정규직 출신이지만 사정상 그만 두고 홀로 아이와 살고 있는 싱글 맘
똑부러짐, 자존심, 강단
무채색 계열, 다른 마트 직원들과 차별화-깔끔한 이미지
체크무늬를 메인으로 사용한 인물. 지적이며 똑부러지고 강단 있는 혜미의 이미지 표현.
순례
노조에서 정신적이고 주체적인 인물로 균형을 잡아주는 엄마 같은 존재
정신적 지주
그린을 메인 색으로 신뢰감의 주고, 재활용 옷-맨투맨 티 등 젊은 남자 아이템으로 소박하고 거리낌 없는 성격을 보여줌.
친근한, 넉넉한 이미지
중반부에 체크무늬 등장
미진
취업의 스트레스를 안고 있는 20대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
발랄-당참
메인 컬러: 레드
반항적이며 도발적이며 눈의 띄는 스타일이지만 줄무늬 티셔츠, 야상점퍼 등 중저가 흔한 아이템으로 넉넉하지 않은 생활을 보여줌.
중후반부에 체크무늬 등장
옥순
정과 의리가 있는 감초역할
순박-의리
핑크, 자주
꽃무늬, 큰 패턴 등 전형적인 아줌마 스타일
인정 많은 넉넉한 이미지
후반부에 체크무늬 등장
동준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비정규직 직원들과도 서슴없이 지내는 정규직원. 비정규직 노조가 결성되고 본인의 업무 사이에서 내적 갈등을 겪지만 후에 노조에 합류 누구보다도 열심히 시위에 임한다.
정-의리-용기
따뜻한 계열-그레이, 브라운
체크무늬 셔츠, 신뢰감을 주는 단정한 스타일
태영
사춘기 소년. 잦은 투정과 반발로 엄마 선희를 힘들게 하지만 자신이 당한 부당한 사건을 계기로 그녀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게 된다. 선희의 든든한 조력자로서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내성적이며 부정적인 모습에서 성숙한 모습으로 변화
차분하고 우울해 보이는 브라운, 그레이
다른 아이들과 차별화된 이미지-오버 사이즈로 위축된 모습 표현
내성적이며 어두운 이미지
후반부에 체크 등장-엄마를 이해하는 성숙해진 모습 표현
수경
어려운 형편에 편의점 알바로 생활비를 벌고 있는 사춘기 소녀. 소신 있고 어른스러운 면을 갖고 있다.
당당함, 성숙
레드, 자주
가정 형편상 요즘 아이들의 유행과는 거리가 먼 오래된 옷이지만 당당한 모습
활동적인 야구점퍼 스타일
Costume Design by 김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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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네이버 영화